‘여보’라는 말

나는 ‘여보’라는 말을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 말은 특별한 의미를 갖고 나에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내가 세상에서 단 한 사람에게만 주는 이름이고 또 부르는 이름이다.

내 주위에는 남편이나 아내에게 ‘아무개 씨!’하고 부르는 부부들이 많다. 또 요즘은 ‘오빠!’ 또는 ‘자기야!’ 하고 부르는 것이 유행인 모양이다. 우리 부부도 그렇게 세속 이름이나 별명으로 서로를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내가 밥과 빵을 싫증내지 않고 좋아하는 것이나 바하의 음악을 늘 듣는 것도 바로 비슷한 의미가 아닐까 생각된다.

무의미한 것 같기도 하고 평범한 것 같으며 때로는 지루한 것 같은데, 없으면 찾고 먹을수록 들을수록 편하고 좋다. 왠지 안심하고 편안하게 나를 내어주고 접할 수 있다.

‘여보’란 말은 평범한 이름 안에 깊고 맑은 사랑의 샘을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여보란 말은 평범한 말이 아닌 것 같다. 세상에서 한 사람만 빼고 나를 여보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나를 모니카라고 부르는 사람은 그 한 사람만 빼고 전부라도 과언이 아니다.

‘여보’라는 말.

처음 만났을 때 가졌던 차갑고 예리했던 이성도, 뜨겁고 부풀었던 열정도, 사랑함으로 느꼈던 아픔도 이제는 내가 매일 먹는 밥처럼 그렇고 그렇다. 그러나 그 여보라는 말은 소망을 갖고 언제나 나를 아껴주고 있다.

그리고 그 여보는 연륜이 지어 준 편안한 주름, 희끗희끗 한 반백의 머리, 여전히 깊고도 차가운 듯 싶은 눈으로 소망을 함께 하자고 말없이 말한다.

세상을 가득 채워주는 햇빛처럼 나는 하루를 평화로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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