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과연 진정한 과학도인가?

 

러시아의 5월은 추웠다. 흐린 어느 날, 코스모넛 뮤지엄(우주 비행사 박물관)에 들렀다.  먹구름이 낀 모스코 오후의 하늘을 향해 ‘우주 정복자들을 위한 기념비’라고 불리우는 오벨리스크 (방첩탑)가 약간 경사진 모습으로 서 있었다. ‘로켓 바늘’이라고도 불리우는 이 탑은 바늘처럼 날카롭고도 날렵하게 끝마금이 된 모양에 타티늄을 입힌 것이라 싸늘하고, 날카롭게 반짝였다. 이 기념비 지하에 우주 비행사들의 이야기가 있는 박물관이 자리잡고 있었다. 탑을 바치고 있는 사각형 화강암으로 보이는 베이스부분에는 동으로 만든 글들이 부착되 있었다.

시(詩)였다. 영문으로 번역된 시를 한글로 다시 번역해 본다. 러시아 사람들의 국가에 대한 자부심, ‘세계 제일’이어야 하는 경쟁심을 보여준다. 우리들의 노고를 포상하도다/무법과 암흑을 처이기고/단강(鍛鋼)을 겪은 불타는 거대한 날개(는)/우리들의 나라와 지금의 세대를 위하는(도다)!

베이스 양 옆 면에는 남, 여 과학자들이 양각식으로 장식되어 있고 최초로 인공위성에 태워져 우주로 쏘아진 후 영원히 돌아오지 못했던 첫 우주견(宇宙犬) 라이카의 모습도 조각되어 있었다.

‘미안하다, 라이카…’

마음이 구름낀 모스코 하늘처럼 가라 앉았다. 라이카는 집 없는 개였다. 모스코 길 거리를 방황 할 때 무슈카, 알비나 두마리의 친구들과 잡혀서 훈련을 받았는데 작은 몸체에 유순했고 우주선 시뮬레이션 과정을 잘 견디어서 우주견으로 선택되었다 한다.

당시 소련 수상 쿠루시초프는 우주국에 압력을 가했다. 미국을 앞서서 세계 최초의 우주선을 만들고 소련이 우주를 정복해야 했다. 서둘러 1957년 10월 4일에  ‘스펏트닉 1호’가, 한달 후에는 ‘스펏트닉 2호’가 발사 되었다.

소련이 우주시대를 열었던 것이다. ‘스펏트닉 2호’에 라이카는 태워졌고 우주로 보내졌다. 안타깝게도 온도조절 기계의 고장으로 우주선의 온도는 화씨 104도로 상승했다고 한다. 역사상 최초로 우주선을 탔던 포유동물 우주견 라이카는 발사 후 5시간에서 7시간 사이에 죽은 것으로 추측된다.

러시아인의 우주공학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했고 지금도 대단하다. 당시 그들이 이룬 성취가 차후 미국이 달나라에 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NASA는 내년 여름 화씨 2500도를 견뎌 낼 ‘태양 미션’을 준비하고 있다 한다. 지구의 역할을 알아내려는 목적이다. 이 우주공학 분야에서 미국과 러시아는 경쟁이 아닌 합작의 시대를 열었다고 본다.

라이카가 우주에 보내졌던 때, 나는 지구에서 뭘 하고 있었나? 나는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소련과 미국의 대립에 대해 배우고 있었다. 의과대학으로 진학 한 나는 소련의 과학자, 1904년 노벨 의학상을 받은 아이반 파블로프의 발견을 생리학 시간에 터득하고 있었다. 그가 개와 어린이들을 상대로 한 실험: 반복되는 조건부여로 인해 길들여지는 생리적 현상에 대해서. 이 실험에서 파블로프는 개에게 처음에 고기를 주었다. 차츰 먹이를 주면서 다른 조건들 (예: 밥 주는 시간에 종을 치는 환경)을 제공한다. 개의 뺨에 영구한 구멍을 내어 흐르는 침의 양, 성분등을 측정, 분석했다. 종소리만 들어도 침이 나온다는 조건부여 결과를 알게 된다. 이 지식은 정신학적 분석, 치료에도 쓰인다.

라이카를, 뺨에 구멍 뚤린 개들을 애처러워 하는 나는 과연 진정한 과학도인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나는 내가 쓰고 있는 약들과 방사선이 모두 동물 실험을 거쳐 입증된 결과를 갖고 인간에게 적용하게 된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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