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의사’란?

김인순 중앙일보 기자와 한 인터뷰 2018.5.

카이저병원의 모니카 류 방사선 암 전문의는 의사는 항상 자신을 업데이트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의학적 실력은 기본, 환자의 마음도 헤아려야
천직 사명감없이 부와 명예 위한 선택은 안돼
창의적이고, 지속적 열정 있어야 진정한 의사

한인 부모의 바람 중 하나가 자녀가 의사가 되는 것인데 과연 지금 미국 병원에서는 의사를 채용할 때 어떤 조건을 주로 보는지 궁금해진다. 미국에서 큰 종합병원의 하나인 카이저병원에서 의사 면접 위원회(job interview committee)의 한 멤버로서 참여하는 모니카 류 방사선 암전문의에 좋은 의사의 조건이 무엇인지 채용할 때 어떤 조건들을 보는지 들어 보았다.

-지금 미국의 큰 종합병원에서는 의사채용을 어떻게 하고 있나.

“병원의 특성에 따라 선호하는 조건이 다르다는 걸 먼저 말하고 싶다. 대학병원이나 국립보건국 국립항암연구소와 같이 리서치를 하는 곳에서는 학구적인 면에서 업적이 많은 의사를 선호한다. 이런 의사를 고용함으로써 새로운 리서치를 계속해 나갈 수 있게 되고 연구비를 나라나 큰 기업에서 따 올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되기 때문이다. 대학병원은 아니지만 큰 그룹으로 어떤 특정의 전공 치료 프로그램이 있는 곳에서는 그 분야에 보다 많은 임상실험 경험이 있는 의사를 선호한다. 일반적인 종합병원에서는 환자 치료 경험이 많으면서 업데이트된 테크놀로지나 최근 개발된 약이나 기술에 익숙한 전문의일수록 환영한다. 또 대학병원과 연관되어 그 대학의 전공의를 가르치는 임상 외래교수 자격을 가진 사람을 선호한다.”

-어떤 절차를 따르나.

“미국은 공정함을 모토로 삼는 나라이기 때문에 반드시 먼저 의사를 고용한다는 공고를 한다. 이 공고를 보고 의사들이 서류를 제출한다. 제출서류는 자신의 이력서추천서면허증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 같은 서류를 받는 특수한 과가 병원에 있어서 서류심사를 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서 해당되는 과의 과장이나 과장비서에게 통고하면 과장을 위시한 동료의사들이 모두 서류를 리뷰하게 된다. 동료의사들이 모두 다 서류를 보는 이유는 그 사람과 함께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좋다’는 의견이 모이면 그때 인터뷰를 잡는다. 만일 이력서에 의과대학 다닐 때부터 리서치를 해서 논문발표를 해왔고 활발한 레지던트 시절을 보냈다는 내용이 있다면 유리하다. 큰 병원에서는 5~6명을 뽑아 면접 커미티를 만들어 함께 들어가 지원자와 인사를 나눈 후 각자가 원하는 질문을 다 다른 각도에서 하게 된다. 지원자는 이때 진실하고 참신한 삶을 살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뷰는 얼마나 걸리나.

“몇 시간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며칠 동안 계속되는 경우도 있다. 30년 전 카이저병원에 면접을 왔을 때 이틀 동안 기존 의사들을 만났고 그들이 환자를 볼 때 먼 발치에서 보고 나의 의견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내가 종양 방사선 전문의다 보니 투머 보드(tumor board)에도 참석했다. 반면 산부인과 전문의인 남편은 과장과 만나는 것으로 인터뷰가 끝났다. 최종적으로는 병원장을 만나 채용이 결정된다.”

-과마다 기준을 삼는 의사의 자질이 따로 있나.

“물론 있다. 예를 들어 사람 만나서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의 소유자가 병리학이나 방사선과를 택했다면 개인적으로 힘들 것이다. 병리학자라면 사람이 아닌 사람의 몸에서 떼어낸 질병부위를 보고 슬라이드를 보고 진단을 내리는 일과를 보낸다. 방사선과는 환자의 몸을 찍은 사진만을 본다. 사람 대하기를 즐겨하는 성격은 환자를 직접 만나서 하는 임상적인 과를 택하는 것이 의사인 당사자나 환자에게 좋다. 반대로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은 사람은 직접 환자를 보지 않아도 되는 의료 분야가 더 적성에 맞을 것이다. 30년 동안 병원에 있으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것은 내과전문의들은 조용하고 학구적인 사람들이 많고 수술을 하는 외과계통(일반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산부인과 비뇨기과 등)은 적극적이고 활달하다.”

-일반적으로 고려하는 의사의 성격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인터뷰하면서 얼마 전부터 차별대우를 방지하는 뜻에서 가족사항 질병 여부 성의 선호도(gender preference) 등과 같은 질문은 못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인터뷰를 하면서 그 사람의 성격을 많이 알게 된다. 가장 고려하는 부분은 그 사람이 팀 플레이어인가 하는 점이다. 독불장군으로 혼자 뛰어가는 스타일은 곤란하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만해도 방사선 암치료(수술)를 할 때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명이 하나의 팀을 구성하여 함께 환자를 치료해야 한다.”

-30년 전과 비교할 때 요즘의 의사들이 취업 면접에서 무엇을 우선 순위로 두나.

“나와 같은 이민 1세대에는 취업 인터뷰할 때 ‘질적인 삶’은 옵션이 아니었다. 좋은 사람들과 큰 메디컬 그룹에서 함께 ‘일’하는 것이면 족했다. 그러나 요즘은 세대가 달라졌음을 느낀다. 가장 먼저 샐러리를 묻고 그 다음은 휴가기간이 얼마인지를 묻는다. 그 다음에 보험혜택 등의 순서이다. 일을 택하는데에도 ‘질적인 삶’에 관심이 많아졌다. 보기 좋고 이상적이라 생각한다.”

-의사들의 이직은 어떤가? 어떤 때에 의사를 그만두나.

“이것 역시 개인적인 경험으로 이야기할 때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뒤늦게 발견하거나(대부분 의대생일 때 탈락한다)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더 이상 의사로서의 삶이 행복하지 않을 때 병원을 떠나는 것 같다. 우울증으로 의사를 그만두는 경우도 있다. 의사 자살률은 정확히 나와있지는 않지만 일 년에 약 50명 정도라고 한다.”

-지금 의사를 지망하는 한인들에게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왜 의사가 되려는지 자신에게 묻는다. 흰 가운이 멋있어 보여서? 의료봉사를 해보니 좋아서? 물질적으로 잘 살아서? 부모가 원해서? 이런 것 때문이라면 재고해 보길 바란다. 진정으로 의사가 되고 싶은데 실력이 부족하다면 그때에는 희망을 버리지 말고 계속 해보길 바란다. 인생을 90세로 볼 때 몇 년정도 좀 늦게 가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노력해서 부족한 부분을 시간을 갖고 나의 계획에 따라 채워가면 된다. 남과의 경주가 아니다. 의과대학 코스는 정말 힘들다. 그러나 의사가 된 후에도 지속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의사라는 직업은 ‘숭고한 천직’이기 때문에 언제나 창의적인 마음으로 계속적인 열의가 없이는 우선 본인이 행복할 수 없다. 환자를 위해 항상 자신을 업데이트 시켜나가야 하는 것이 의사라는 직업이다. 그래서 또한 도전해 볼 만한 직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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