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얻어 의과대학을 다녀야 하는 세상을 치료하는 비젼

 

은퇴는 말로만 한 것 같다. 지난 주 자궁경부암 근접치료 시술을 하러 근무했어야 했다. 아직도 의업을 뒤로 하지 못하고 있는 내 자신을 본다. 환자들을 의식한다. 차세대가 겪고 있는 의료업의 어려움에 대한 생각에 마음이 쓰인다.

지난 주에 한국판 뉴스에서 “레지던트 ‘위험한 알바’ 45만원 받고 요양병원 당직” (2019.5.21) 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었다. 81세의 할머니가 입원 20일 만에 사망했다는 기사였다. 내용은 요양병원의 당직시스템의 허술함에 대한 것이었다. 단순히 풀어 말하자면, 병원장은 레지던트들을 하루 밤 45만원(약 390달러)을 지불하고 야간근무를 의뢰해 왔다고 한다. 하루 밤이란 12시간 이상의 시간을 말하는 것이다.

정리해서 생각해 보면, 요양병원에는 의사수가 모자라거나, 수익부족 또는 적자운영이라는 암시이다. 또 레지던트들은 월급 이외에도 돈을 벌어야 하는 처지에 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 환경이 한국이라면, 여기 미국은 어떤가? 이곳은 병원운영은 더 합리적이겠지만 장시간 노동, 수면부족의 전공의들의 삶의 형태는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이곳 전공의들은 한국의 수직적 관계안에서의 교육환경이 아닌 수평적 관계안에서 배우고 있어 스트레스가 적은 분위기에서 공부하고 있다.

간혹 레지던트들이 ‘어제 밤에는 문 라이트 (moonlight) 했습니다’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들도 한국 전공의들과 마찬가지로 학자금 빚도 많고, 생활비도 부족하다. 그래서 문라이트를 한다. 이는 레지던트 근무 시간이 끝난 후에, 타 병원이나 또는 같은 병원내의 다른 과(科), 주로 응급실이나 외과에서 12시간을 더 근무한 다는 뜻이다. 아침이 되면 고단한 몸으로 본인의 자리로 출근해야 한다.

전공의들이 처하여 있는 과중한 업무, 긴 업무시간, 법적인 보호가 없는 노동아닌 노동으로 인한 과로, 수면부족에 대하여 많은 연구논문이 발표되었다. 또 수련병원은 전공의 급여담당, 행정비용 담당, 시설 제공을 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이것은 업무예산의 일부이다. 실상 수련병원은 전공의사 두명의 인력을 전문의 한명의 그것으로 계산해서 병원 업무예산을 맞춘다.

다시 요양병원 사건으로 돌아가 본다. 미국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며, 배우고 있는 전공의들, 업무예산의 부족으로 힘드는 요양병원, 노인학 전문의들의 부족 때문에 노인병원은 앓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 모든 의료계는 앓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에 대해 한국사회는 비판만 할 수는 없지 않을까 싶다.

또 접수된 고소장으로 아직도 의료사고가 형사법으로 처리되는 한국사회인지라 감옥형이 만행하는 우려도 있다. 미국은 의료사고가 사법으로 대부분 처리되고, 법정으로 가도 90%는 의사의 혐의가 풀린다고 보고되어 있다.

이런 어두운 면이 있는데도 의사의 길은 가고저 하고 있는 차세대 의사들이 지는 빚은 도대체 얼마일까? 학부까지 합쳐서 최소 3십만불이다. 사립대학이라면 이의 갑절이다. 한국 의대생들이 휴학하는 이유 중의 제일 많은 이유는 학비를 벌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 의과대학 학비 전액 면제를 해 주는 뉴욕 랭곤의대의 입학신청이 올해 47% 증가 한 것은 이해가 된다. (약 100명 자리에 작년 6,069명에서 올해 8,932명). 과로와 수면부족, 학자금 빚의 두가지 큰 장애물 중 한가지를 없앨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후련하고 감사한 일인가. 학자금 전액면제를 가능하게 한 랭곤 홈디포 공동창업자의 사회를 위한 긴 안목에 다시 한번 감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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