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에 다시 생각한 뉴 노멀

설날이 좋다. 떡국 끓이는 냄새, 빈대떡, 만두 지지는 냄새가 향내가 되어 집안에 가득하다. 언제 부터인가 나의 새배를 받을 어른신들은 세상에 계시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새배를 받는 어른이 되어 버렸다. 새배하러 아이들이 올 터였다.

설날 음식을 준비하러 마켓에서 판매하는 팩케지 된 사골육수, 떡국 떡, 얼린 만두를 사왔다. 1800년 중반 부터 폐션문화가 기성복으로 대치 된 것을 생각해 볼 때, 음식물의 공업화도 이상 할 것이 없다. 공장에서 만들어진 김치, 만두, 두부, 밥 같은 기본적인 음식들이 대량으로 마켓에 공급되고 소비자들은 조리에 시간을 많이 쓸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리고 집 밥 보다 사다 먹는 음식의 맛에 우리들은 길들여 지고 있는 것 같다.

뉴 노멀이다.

두 딸네, 그 애들의 친구 가족들이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서 왔다. 모두 비한국계이다. 얼린 만두를 구워 치즈에 곁들여 에피타이저로 먹고, 모하비 사막지대에서 말렸다는 곳감을 구입해서 만든 수정과와 대추차를 마셨다. 친구가 부쳐준 파네토네 이탤리안 빵과도 잘 어울렸다. 주식은 떡국으로 내가 만든 세 종류의 김치와 함께 올렸다. 나는 몇 년 전 중앙일보가 실시한 ‘김치클래스’ 에서 김치 만드는 기본을 배웠고 그 후 변형된 스타일의 김치를 만들어 먹고 있다.

젊은이들은 정말 잘 먹고 모든 음식을 즐겼다. 이들이 열린 마음으로 살아오면서 매사를 차별없이 체험해 보았다는 뜻일 것이다. 차별이 아닌 포용의 삶을 배우고 실천하며 살아가는 그룹이다. 멋 있다.

주식이 끝나고 디저트를 먹기 전에 새배 하는 시간을 가졌다. 새배를 연장자에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꼬마들과 성장한 아이들, 사위들, 친구들 모두가 서로 서로에게 하였다. 타인종 딸네 친구들도 하였다. 깊은 절을 하면서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숨겨져 있던 신뢰와 사랑이 나타나고, 또 상대방에게 전달 되는 것 처럼 보였다. 꼬마들이 형제, 사촌들에게 깊숙하고 정중하게 절하는 모습은 순간, 움직이는 사물들을 정지시키는 것 같았다.

모두는 예의 바르고 겸손했다. 그 중 레스비언 커플과 게이 커플이 있었다. 이 성소수계 젊은이들은 내가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비범하면서도 평범한 사회인들이다. 뛰어난 재원들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인권변호사로, 뉴욕 우수 암센터에서 연구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 중 한 동성 부부는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두 살 된 딸을 데리고 왔다. 미국 내, 자녀를 가진 약 10만 명의 동성 부부 중 하나이다.

남편은 주위에 동성커플이 많은 것이 우리 부부나 딸들의 보이지 않는 특수성 때문인가 궁금해 했다. 실상 동성부부는 새로운 정상현상, 뉴 노멀로 보아야 할 때가 되었다. UCLA 법대는7십만 동성부부에 대한 분석을 보고했다(7/2018년). 이 중 16% 가 아이들을 기르고 있고, 이 아이들의 68%는 본인들의 친자식들이라는 것이다. 이미 친자가 있던 이성부부 상태에서 동성애자로 변했거나, 인공수정, 대체임신등의 방법으로 종족유지를 한 경우이다.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동성 또는 이성 부부 모두 다를바 없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식문화의 뉴 노멀, 페션의 뉴 노멀, 가족체계의 뉴 노멀을 생각해 본 설날이었다. 모두 편안히 받아들이고 있고, 그래야만 한다.

설날에 다시 생각한 뉴 노멀”에 대한 답글 1개

  1. 이사장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0년에도 건강하시고 한국어교육 사업에도 애쓰신만큼 성과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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