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시야를 흐리게 하는 선입관

‘미시즈 미치밀러는 나를 싫어해요!’

‘정말? 왜 그렇게 생각해?’

‘나는 투명 인간인가 봐요. 그 선생님은 질문에 답하려고 손을 들어도, 나를 시키는 적이 없어요. 남학생을 더 좋아한대요. 내가 보기에도 그런 것 같아요.’

개학한 둘째 손녀가 들려준 선생님이 남학생을 선호한다는 가십(gossip), 선생님이 자신을 싫어한다는 편견이 마음에 걸렸다. 둘 다 ‘선입관’에 연관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아이는 지금 초등학교 5학년이다. 데자부(déjà vu) 이다. 언젠가 비슷한 이슈를 갖고 이 아이의 엄마인 큰딸과 나누었던 대화가 기억난다. 딸이 초등학교 시절, 동네에 살던 딸의 친구가 딸의 새 담임이 될 선생님은 ‘불공평’하고, ‘아주 무시무시한 사람이다.’라고 전했다. 딸의 친구는 딸보다는 한 살이 많아, 한 학년이 높았고, 바로 그 선생님 반에서 학년을 마칠 예정이었다. 이 말을 들은 딸은 걱정이 지나쳐서 불안해했다.

우리들은 선입관 때문에 갖는 편견으로 많은 실수를 하게 되고, 또 손해를 본다. 이에 대한 예를 들어 본다. 인종, 성, 나이, 출신 지방, 경제상태에 대한 차별등 얼마나 많은가. 미국에 이주해 온 한국인을 위시한 동양인들이 겪은 인종차별의 트라우마를 우리는 잘 알고, 또 겪었으며, 지금도 겪고 있다. 이처럼 선입관은 공정한 판단을 방해해서 편견을 갖게 하고, 편견은 평정의 삶을 허락하지 않는다. 가해자, 피해자 모두 다치기 쉽다. 불행한 일이다.

환자들이 선입관, 편견 때문에 갖는 피해는 생각보다 많고 때로는 심각하다. 암 진단을 받고, 이에 적합한 치료가 처방될 때, 누군가에게서 받은 정확하지 않은 정보 때문에 흔들리는 환자들, 때로는 그런 이유로 입증된 치료를 거부하는 환자들도 있다. 정보의 출처를 물어보면 어처구니없게도 경험에서 나온 충고가 아니고, 여러 다리를 거친, 누군가가 처음 시작하고, 제공된 허위 정보인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오보의 제보자들이 암을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들이라는 것이 놀랍다. 그런 사실을 알아보지도 않고 그냥 믿는 환자들도 한심하다.

환자들의 경우, 정리된 상담이 필수적이고, 그 외의 대중적인 편견은 체제를 갖춘 집단교육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 지면 관계로 환자들의 경우만을 살펴보기로 한다. 자신이 발병한 병이 무엇이며, 입증된 치료방법이 무엇인지 환자가 우선 이해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리고 모든 중요한 치료에는 크고 작은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점도 집고 지나가야 한다. 치료로 생길 수도 있는 부작용을 설명할 때, 솔직한 것이 가장 좋다. 의사마다 접근 방법이 다르긴 하다. 확률을 놓고 환자를 이해시킬 때, 의사나 간호사의 인생관이 동전의 양면처럼, ‘빛과 그림자’ 중, 강조하는 부분에 차이가 있다. 또 듣는 환자와 가족들도 같은 말을 들었지만, 이해의 색깔이 다를 수 있다.

영어로 선입관이라면 미리 입력된(preconceived), 미리 차지한(preoccupied), 미리 판단된 (prejudice) 라는 단어를 포괄적으로 쓴다. 앞에 ‘pre-’ 라는 부사가 붙어 있다. 우리들이 흔히 쓰는 단어 프리스쿨이 좋은 예이다. 정식 초등학교 과정 이전에 다니는 학교라는 뜻처럼, 프리(pre-)란 ‘이전’, ‘먼저’, ‘미리’라는 뜻이다.

딸은 어렸을 때, 편견에 대해서 이해했다. 지금 나 처럼 종양 방사선학 전문의사로 자기처럼 편견을 가진 환자들이 왔을 때, 그들의 편견을 바로 잡아주고, 타당한 치료를 처방하면서 나날의 삶을 꾸려가고 있다. 딸의 딸을 위한 편견 소탕 작전은 진행 중이다. 우리가 진취적이고, 바른 삶, 또 뜻하는 바를 이루면서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의 시야를 흐리게 하는 밑에 깔려 있는 선입관을 인지하고, 이로 인한 편견을 물리치는 능력을 연마하는 것이 현명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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