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수필 시작한다: ‘빈사의 사자상’

카메라에 어느 순간을 담는다. 그 순간을 누군가에게 주면서, 당시에 얻었던 마음을 나누는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은 뜻깊은 일일 것이다. 나에게는 새로운 방식의 나눔이다. 보여주고 싶은 자연이나 역사-때로는 피비린내 나는 역사-가 배여 있는 오래된 건물들, 방문한 나라나 고장의 문화를 표현하는 물건들을 글로 표현하려면, 글 쓰는 이는 힘들고, 읽는 사람은 상상력을 동원해야 하는 지루한 일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우선 ‘디카수필’ 예찬에 대한 나의 마음을 싣는다.

‘빈사의 사자상(The Lion Monument)’은 스위스 루체른에 있는 작은 공원의 절벽에 자연석을 이용해서 만든 작품이다. 실제 사자보다는 큰(10 x 6m) 거대한 조각품으로 죽어가는 사자를 표현하고 있다. 덴마크 버텔 토르발센(Bertel Thorvaldsen) 조각가가 1821년 완성한 작품이다. 앞에 있는 작은 연못 표면은 항상 죽어가는 사자의 모습을 반영한다. 그러나 이 사자는 아직도 살아 있다.

사자는 머리를 반쯤 숙이고, 마지막 숨을 거두는 모습이다. 사자의 오른쪽 앞발은 프랑스 왕가를 나타내는 백합이 새겨진 방패를 누르고, 발톱은 웅크리고 있다. 아파서 일까? 아니면 누군가를 할퀴려는 최후의 동작이었을까? 스위스 문장이 그려진 다른 방패에 사자는 머리를 기대고 있다. 그리고 부러진 창은 옆구리에 꽂힌 채이다. 비통한 모습이다.

이 조각의 사연은 이렇다. 스위스는 1700년대에 가난했다. 젊은이들은 돈을 받고 프랑스의 용병으로 근무가게 된다. 그러던 중, 230년 전, 1792년에 프랑스에 혁명이 일어난다. 루이 16세를 충성을 다해서 보호하던 스위스 용병 1,100명 중에서 760명이 전사했다.

이들의 용맹과 충성을 기리기 위해서 만든 비통한 모습의 ‘빈사의 사자상’을 일 년에 약 백 십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한다고 한다.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