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획 코너] 노인층도 봉사하는 2025년이 되기를!

노인 부류에 속하는 나는 참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 미국으로 유학하러 왔던 반세기 전에 나와 남편, 그리고 우리 또래 친구들은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옹색하게 살았다. 모국은 경제발전과 정치적 안정을 위해 애쓰고 있었고, 유학생인 우리는 주머니와 타협하면서 살아가야 했던 때이었다. 편지로 하는 모국과의 소통은 비행기편으로 일주일 이상 걸렸다. 큰 오빠가 유학왔던 때에는 고추장이 먹고 싶어도 마켓에서 구할 수 없어서, 엄마가 배편으로 한국에서 부쳐 주셨던 것을 기억한다.

내가 도미했던 때는 큰 오빠 때보다 10여 년도 지난 후이었는데, 동양 음식 거리가 비싸기는 했어도, 문제는 적었다. 전화 소통은 어땠나? 국제전화 요금은 3분에 18달러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학생 신분으로 18달러를 전화비용으로 쓰는 것은 거의 죄악과 다름이 없을 정도이었다.

지금은 어떤가? 셀 폰의 개발로 앱 사용이 가능하고 쉽다. 머리 좋은 한국인들이 개발한 앱 중의 하나인 카카오톡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무료로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는 편리함을 제공한다. 또 세상 돌아가는 뉴스의 전달을 전통 미디어(legacy media) 뿐 아니라 전통 미디어가 자체 내의 소식 배달 창구인 인터넷을 통해서 온라인으로 전한다. 전통 미디어란 ‘대중매체 (매스 미디어)’, ‘주류 미디어’ 또는 ‘구 매체 (old media)’ 라고도 불린다. 종이 신문, TV, 라디오를 이용한 정보 제공 매체이다.

새로운 매체의 활용도는 젊은 층이나 노년층에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작년 8월에 보도된 자료에 의하면 한국민이 제일 많이 사용하는 매체는 유튜브(1,174억 분)와 카카오톡( 327억 분)이었다. 전화 대신 쓸 수 있는 대화의 매체인 카카오톡 앱은 내가 봉사하고 있는 비영리단체인 한국어진흥재단에서도 비대면, 대면이 섞인 이사회 때에 결정할 사항이 있으면 카카오톡 투표 기능을 이용해서 무명으로 시행한다.

노년층에 속한 지 꽤 오래된 나와 나의 세대들은 이러한 사회의 변화를 뉴 노멀로 받아들이고 빨리 적응하는 것 같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배울 뿐만 아니라, 자진해서 적응하고 있다. 이야기가 비껴가지만, 어느 한인 미디어에서 노년층을 홀대하는 말을 스스럼 없이 하였다는 기사를 읽었다. 내용은 이러했다. 국민가수 나훈아 씨가 그의 고별 공연에서 했던 정치에 대한 간접적 발언을 진보파로 알려진 일 년 후에 환갑이 되는 후배 가수가 ‘노인과 어른’의 차이점을 나름대로 정의하면서 그를 비판했다는 것이었다. 한 정치인은 그의 정치적 성향을 들어 자신이 속한 정당에 대해서 오류가 있을까 봐 염려한다고 공식적인 비판을 했다.

무슨 말을 했을까 궁금했다. 우울증으로 병역 면제를 받았다는 1965년생 가수는 ‘얕고 알량한 지식, 빈곤한 철학으로 그 긴 세월에도 통찰이나 지혜를 갖지 못하고 그저 오래만 살았다면 ’노인‘이다’라고 나훈아 씨를 비양했다. 정말 그럴까? 아니다!

‘노인’이나 ‘어른’이라는 단어는 나이에 근거한 표현이다. 두 단어 모두에는 철학적인 뜻이 내포되어 있다. 그것을 ‘커피 브래이크’라는 어떤 블록이 잘 설명했기에, 인용해 본다: ‘어른’이란 나이가 든 사람을 가리키지만, 인생의 경험을 통해 성숙해진 사람으로 가족과 사회에 책임을 지고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는 그룹을 뜻한다. 반면 ‘노인’이란 나이가 많은 사람을 지칭하지만, 그 안에는 더 많은 의미, 즉 오랜 세월 동안 쌓인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지혜를 얻은 사람들로 길을 밝히고,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그러므로 ‘어른’과 ‘노인’은 서로 다른 역할을 하지만 우리 사회의 중요한 두 개의 기둥이라고 했다.

한국 노인복지법은 시니어 나이를 65세부터로 정의한다. 미국은 의료혜택을 위해서, 1965년에 65세로 정했는데, 그 당시 여성 기대 수명은 73.8세, 남성은 66.8세이었다. 2024년 통계는 여성 81.98세, 남성은 77.05세이다. 의료혜택을 위한 정부가 정의하는 나이는 65세이지만 공용 버스나 기차, 여러 기업, 상점, 레스토랑은 55세부터 이를 적용해서 그들이 보기에 적절한 할인 혜택을 준다. 조기 은퇴 경우, 다른 옵션도 주어진다.

모국에서는 노인 복지법이 2008년에 제정되었고 그 후, 3년마다 노인 실태 조사를 해 왔다. 내용을 보면 한국의 노인 실태는 지난 15년 동안 아주 고무적으로 좋아진 것 같다. 매우 기쁘다. 노인층 교육 수준의 진보, 노인소득의 향상이 그중에 가장 돋보인다. 그중에 한 가지 예를 들어 본다. 2008년과 2023년을 비교해 볼 때, 사적 이전소득, 즉 자녀에게서 노년층이 받는 생활비와 용돈은 30.4%에서 8%로 줄었다는 것이다. 노년층이 더 독립적인 능동적 생활을 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 2.9%의 노년층은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그들이 월평균, 이 활동에 참여하는 시간은 6.3 시간이라 한다. 399개의 복지관, 1,282개의 노인 교실, 67,633개의 경로당 프로그램은 한국 노년층의 활발한 삶을 보여주고 있다.

내가 울릉도와 독도를 방문했던 작년 가을에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한 부분이 이 통계를 뒷받침한다. 남과 여, 젊은 층과 노년층 상관없이, 울릉 시민들은 모두가 열심히 살고 있었다. 노인의 햇빛과 파도에 그슬린 주름 많은 얼굴은 유명한 배우들의 진하게 화장한 얼굴보다도 더 아름다웠다.

울릉도 광역시 노인들과 정신적으로 함께 하는 나는, 지금 산불로 잠시 로스앤젤레스를 떠나 대피 중이다. 하지만, 산불이 진압되면 곧 돌아가서, 울릉도 노인들처럼, 2025년을 멀리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에서 쉼 없이 열심히 활동을 계속하고 싶다.

1/14/2025 Albuquerque, NM 에서. 엘에이 산불을 피해 잠시 방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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