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대사(Animal Ambassador)

의료분야의 급속한 발전과 전문가들이 모여 있어야 하는 전문분야의 특수성, 또 일의 성격상 심심찮게 출장을 하며 살아왔다. 트래•픽으로 힘든 것을 제외하고는 개인적으로 볼 때 나는 출장을 마다하지 않았다. 집이나 오•피스를 떠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기도 하고, 길가에서 벌어지는 여러 종류의 삶도 구경한다. 또 환자들에게도 지방색이 있다는 것에 경이함을 느끼면서 배우는 것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개인적으로 출장가기 좋아하는 곳이 있었다. 가깝게 지내는 미국인 항암 전문 여의사인 조운이 본업이외에도 사회봉사활동으로 도우미견을 훈련시킨다. 도우미 견을 데리고 일하러 나오곤 했다. 도우미견이 엘리베이터 타는 연습, 많은 사람들을 지나처도 흥분하지 않는 훈련등이 필요하기 때문이고 훈련이 끝나면 도우미견들이 시험을 치러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합격하면 그녀를 떠나 평생 도와주어야 할 새 주인의 집으로 입양된다. 보통 시각장애인들에게 가게 된다. 무슨 이유에서든 시험에 떨어지면 일반가정에 입양되는데 그런 가정들이 줄 서서 기다릴 만큼 훈련받았지만 낙제한 도우미견들은 인기라고했다.

암 환자들의 복잡하고 애타는 이야기에 지칠 때 나는 조운의 사무실로 가서 강아지와 잠시 놀곤했다. 그래서 간호사들은 나를 어디서 찾을지 금방 알았다. 훈련중이니까 도우미견들은 어리다. 강아지들의 눈은 순하고 아름답다. 양순한 이 녀석들과 놀다 보면 힘든 순간을 잠시 잊게 되곤했다.

조운의 도우미 강아지들은 그녀의 많은 암환자들에게 잠깐이지만 밝은 미소의 순간을 제공하곤 했다. 조운의 사무실은 약물치료를 받는 환자들과 약물 치료를 앞으로 받을 환자들 그리고 전에 받았던 환자들이 오는 곳이었다.

정오가 되면 조운과 나는 다분야 전문인들이 케이스들을 의논하는 회의에 가야했다. 이 때마다 조운은 내가 도우미 강아지의 끈을 갖도록 양보하곤 했다. 우리는 다른 빌딩으로 이 도우미 견공과 같이 걸어가야 했다. ‘훈련 중인 개’라는 조끼를 입은 도우미 견공은 잔디에서 실례도 하고 냄새도 맡으며 시간을 소비하지만 내가 알고 본 것은 이 도우미 견공을 지나치는 환자들, 병원 직원들이 모두 미소를 짓는다는 사실이었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텍사스에 있는 엠 디 엔더슨 암치료 센터에서는 ‘도우미 동물을 이용한 치료’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는 개 고양이가 아닌 다른 동물들을 ‘동물원 특사’라는 이름을 붙여 이러한 기관으로 나들이 하게끔 한다.

훈련을 받고 뽑힌 도우미 동물들과 환자들의 실제적인 접촉 즉 동물을 만지고 쓰다듬으로써 주는 정서적인 교류는 능동적 에너지를 갖게하여 회복을 빨리 해야겠다는 어떤 동기를 은연 중에 기여한다고한다.

청소년 교도소에서도 이러한 프로그램이 있어 범죄 청소년들이 차갑고 분리된 감정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감성적, 정서적인 치유를 유도할 수 있다고 한다. 사회를 향한 증오감보다는 사랑도 할 수 있는 것이고 또 의미 있는 것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앞으로 훈련 중인 도우미 견공들을 볼 수 없게 되었다. 남편도 암 전문의사인 조운은 시기보다 일찍 은퇴하기로 하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프리카에 평화 봉사단 멤버로 가서 에이즈 교육과 치료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떠났다. 도우미 견공만큼 조운도 참 아름답고도 예리한 눈을 가졌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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