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7 2019
나는 한국어를 외국어 선택과목으로 배우고 있는 정규학교 한국어반 학생들 중에 장학생으로 뽑힌 그룹과 한국어를 채택할 수 있도록 학교행정 결정권을 갖고있는 교장, 교육감들 그룹과 약 2 주 넘게 한국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어있다.
학생팀은 경희대학 수원캠퍼스에서 여름연수학교 개교식을 했다. 70% 이상이 한국계가 아니다. 한국어를 배우게 된 동기에 대한 질문을 할 시간이 없어서 아쉬웠다. 개교식에서 어렸을 때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이 두뇌 부피를 크게 하고 이는 뇌의 기능에 여러모로 협조한다는 의학적인 설명을 해 주었다. 이 점은 의사인 내가 한국어진흥재단에서 봉사하는 의미를 간접적으로 부여한다.
이 학생들에게 ‘Welcome to my motherland!’ 라는 말로 환영사를 시작했을 때 나는 내가 ‘한국인 의학 디아스포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미국은 디아스포라의 나라라는 생각도 했다. 현재 한국은 가장 많은 디아스포라를 갖고 있다는 인도(천 5백만) 의 약 절반인 7백여만의 디아스포라를 갖고 있다.
디아스포라의 어원을 따져 보면 유대인들의 바빌론 유배로 돌아간다. 그리스말로 ‘흩어지다’ 라는 말에서 나왔다. 타율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자발적인 떠남이 아니라 외력에 의해서 군중들이 살고 있던 고장, 국가를 떠나야만 했다는 의미이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이 디아스포라라는 단어는 개인의 ‘이민’이라는 말과 뜻을 같이하면서, 걸 맛게 쓰여지어 왔다. 인간기본권 침해의 대표적인 예가 되는 아프리카 노예매매 즉 흑인디아스포라라 부른다. 자의에 인한 이동의 뜻이 포함되어 쓰여지다 보니 ‘대기업디아스포라’라는 말도 생기었고 그 뜻은 이해하기 쉽다. 같은 맥락에서 나는 ‘메디컬디아스포라’일 것이다.
요즘 인류학자들은 디아스포라의 의미를 자유롭고, 넓은 의미로 쓰이는 것에 별로 반대하는 의견을 내세우지 않는 것 같다. 어떤 학자는 인류 모두는 ‘아프리칸 디아스포라’라고 까지 표현한다. 왜냐하면 3백만년 전에 살았다는 인류의 조상 ‘루시’가 발견된 곳이 이디오피아이고 여기서 세계로 퍼진 것이 인류라고 본다면, 원본지 아프리카를 붙여 그리 부를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코리언디아스포라, 메디컬디아스포라인 나의 삶을 되돌아 본다. 디아스포라들은 정착지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모국과의 연계를 유지하며 살아간다. 정착지, 정착국가에 여러 형태의 기여를 할 뿐 아니라 모국에도 지능기부, 재정적인 기부도 많이 한다. 그래서 필리핀 사람들은 심지어 ‘필리핀 디아스포라 필란드로피’라는 말까지 만들었다. 필란트로피란 인류애를 바탕으로 하는 체계적인 기부활동을 뜻한다. 단순히 궁핍한 사람들을 돕는 자선이 아니라 인간의 기본적, 질적 삶의 향상을 위한 인류애를 기본으로 하는 자선행위를 말한다. 필린핀 출신이 외국에서 성공하고 그 결과로 이룩한 부를 모국민의 질적인 삶을 위해 교육기관, 의료, 문화 교육에 기여 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미국인 정규학교 행정가들과 위의 내용들을 편안하게 나누었고 학생들은 나름대로 한국과 한글을 배우고 있다. 어제 방문한 전쟁박물관, 한글박물관, 중앙박물관은 각각 다른 형태로, 본래의 의미를 살려 현대식으로 설계되어 지어진 크고 멋 있는모습이었고, 내용물도 조경도 훌륭했다. 내가 디아스포라로 살아왔던 반세기 가까운 세월동안 모국은 아름답고 정연하게 발전해 있음을 실감한 하루였다.
세종대왕은 디아스포라들이 이룩했던 독립국 미국에 이백여년이 지난 후 합세한 지금의 한국인 디아스포라들의 고충과 업적을 보시고 흐뭇해 하실 것으로 믿는다. 한국의학디아스포라들의 업적도 대왕께서는 놀라시며 보고 있으실 것이다. 당신 백성들의 뿌리는 깊어가고 한글은 세계로 퍼져가고 있다.